Michigan Weekly article(Korean) : Shin invited by the Vatican (November 30, 2017)
[파밍톤 힐즈=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로마 교황청이 디트로이트 한인연합장로교회의 신현찬 장로를 초청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신현찬 장로가 수집해온 희귀음반들 때문이다.
1970년도에 도미한 신 장로는 신경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짬짬이 골동품을 수집하는 취미를 즐겼다. "노래를 못해서 음악 듣는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미시간 골동품 페어에 가서 유성기를 하나 사게 되었지요. 유성기를 산후에 음악을 틀 판이 필요해서 이것저것 사 모으기 시작했어요"라며 회상에 잠긴 신 장로는 "하지만 처음에는 아는 게 없어 1930~40년대 제작된 흔한 판들을 샀지요. 그런 것들은 너무 많이 찍어낸 것이라 가치가 없었어요"라고 전했다. 좋은 판을 사기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귀한 것을 고르는 안목도 길렀다. 귀중품을 옥션에서 수차례 구입하면서 옥션에서 이기는 방법도 터득했다.
신 장로가 소유하고 있는 수백 점의 골동품 음반들은 대부분 SP판이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LP(long play)판이 나오기 전에 겨우 2분짜리의 SP(short play)판이 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용된 것은 1902년이다. 이때 로마 교황청 소속 교황의 성가대(Pope's Choir)가 처음으로 합창곡을 녹음했고 이 희귀한 음반을 소지한 수집가는 미국에서 한두 명 뿐이다.
올해 9월 23일 교황의 성가대(Pope's Choir) 가 30년 만에 미국을 방문해 디트로이트에서 공연했다. 이들이 뉴욕과 워싱턴 DC에 이어 디트로이트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교황의 성가대 지휘자인 팔롱 벨라씨는 디트로이트에서 놀라운 만남을 경험한다. 신현찬 장로가 소유하고 있는 1902년 당시 ‘교황의 성가대’의 합창을 녹음한 음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음반은 교황청도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너무 놀랍다"고 감탄했다. 그는 또 "일본인이 음반 1장을 소장하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합창 전집을 소장하고 있는 분은 처음 만난다"고 말하고 "우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분을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갑다"고 흥분했다.
교황 성가대는 미국 투어를 통해 만난 귀중한 분 20 명(부부동반)을 다음 달에 시스틴 성당에서 열리는 재림절 콘서트에 초청했다. 그리고 초청 명단 맨 위에는 신현찬 장로 부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신현찬 장로 부부는 교황청의 초청으로 11일부터 17일까지 로마에 머무르며 다양한 행사에 참석한다.
신현찬 장로의 음악사랑은 남다르다. 20년 전 조선일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반에 대해 16회나 기고한 바 있으며 월간 잡지 오디오 에 3년 동안 기고하기도 했다. 또 디트로이트에 유명한 한국인 음악가들이 방문하면 신 장로 집을 들르는 것이 정해진 코스나 다름이 없다. 그때마다 신 장로가 선물하는 것은 희귀한 음반이다. 정명훈, 조수미, 사라장 등 그의 선물에 감복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는 내년 5월말 디트로이트에서 공연하는 조성진 피아니스트를 위한 리셉션도 구상하고 있다. 조성진은 최고의 대회인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신동이다. 디트로이트를 거쳐 가는 한국인 음악인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현찬 장로일 것이다.
신현찬 장로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들의 가치는 상상밖이다. 동종의 음반 하나가 이베이에 올라있는데 희망판매가격은 $61,000이나 된다. 희귀음반 수집 업계에서 신 장로의 명성은 뛰어나다. 구글에서 ‘Pope’s Choire’을 입력하면 이미지 난에 나오는 음반사진들은 모두 신 장로가 소장한 것들이다. 그는 이란 웹싸이트에서 자신의 소장품들을 잘 정리해 놓고 있다. 자택에 들어서면 수십대의 축음기들이 눈이 들어온다.
에디슨이 만든 것부터 Victor, Berliner, Pathe, Columbia 등 이미 그의 집은 작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 박물관이다. 음악의 역사가 미시간에 그것도 한 한인에 의해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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